키가 크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지만, 빨리 크고 빨리 키가 멈추면 결국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 성인 키가 작아집니다. 그러므로 2차 성징이 또래보다 빨리 오는 경우 “조숙한 아이”로 여기실 게 아니라 “성 조숙증이아닌가” 라는 의심을 가지고 병원을 내원하시는 게 옳습니다.

2차 성징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그 현상이 적절치 않게 이른 시기에 오는 경우 이를 성 조숙증 이라고 합니다. 

사춘기 이전 연령의 소아인 여아 만 8세 미만, 남아 만 9세 미만에 1년 7-8 센티미터 이상으로 갑자기 키가 크거나, 여아에게 젖 몽우리가 만져지거나, 질 분비물이 급증하거나, 남아에서는 고환이나 음경이 커지거나 음모가 자라는 경우 병원에 꼭 내원하셔서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또한 부모가 초등학교 때 빨리 자라고 성장을 멈춘 경우, 엄마가 초경을 일찍 시작하신 경우, 출생 시 저출생 체중아로 입원 병력이 있는 경우에도 주의를 요합니다.

경우에 따라 성 조숙증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젖 몽우리가 만져지는 경우도 있고, 남아에서 젖 몽우리가 만져지는 경우도 있으며, 다른 2차 성징의 증후가 없이 음모만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간혹 병적 상황이 동반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병원에 성 조숙증이 의심되어 내원하시는 경우 환아의 병력 확인과 신체 성장에 대한 진찰을 시행하고 골 연령을 방사선 검사를 통해 확인하며 혈액검사를 통하여 호르몬 상태와 전반적 건강상태를 확인합니다. 기본검사에서 성 조숙증이 더욱 의심되는 경우에는 호르몬 자극검사를 시행하며 이를 통해 진성 성 조숙증을 확진합니다.

호르몬 자극 검사는 약 1-2시간에 걸쳐 3-5회 혈액검사를 시행하며 확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검사입니다. 너무 어린 연령에서 성조숙증이 나타나거나 이상 의심소견이 보인 경우, 그리고 남아의 성조숙증의 경우에는 뇌MRI 촬영이 필요하며, 여아의 경우 골반초음파를 함께 시행하기도 합니다.

호르몬 자극 검사에서 확진된 진성 성조숙증은 4주마다 성선자극 호르몬 분비억제제를 주사로 투여합니다. 치료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성호르몬 분비가 억제되어 2차 성징이 억제됩니다. 

성조숙증 치료제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 걱정이 많으신데 큰 부작용은 없으며,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주사에 따른 통증, 부종, 알러지 반응 등이 있습니다. 치료는 수년간 지속하며 여아의 경우 골연령 12세가 전후에 치료 중지를 고려합니다. 주사 치료를 종료하면 다시 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2차 성징이 보이게 되고, 초경은 대개는 치료 종료 1년 후 전후에 시작합니다.